"PBI요, PEEK요?"라고 묻기 전에, 정작 필요한 건 조건 4가지입니다. 소재 이름에서 출발하지 않고 사용 조건에서 출발하면, 후보는 30개에서 3개로 줄어듭니다.
문의를 받다 보면 가장 먼저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PI를 찾고 있는데 국내 구할 수 있나요?" 소재명은 있지만,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쓰던 부품의 사양서가 없거나, 경쟁사 제품을 벤치마킹한 것이거나, 그냥 "요즘 잘 나간다는 소재"라는 이유였죠.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소재명에서 출발하면 검토는 이미 좁아진 상태라는 점입니다. 필요했던 조건 중 일부가 그 소재에 없다면, 대안을 찾을 때도 "PBI의 대체제는?"이라는 좁은 질문만 하게 됩니다. 사실 질문은 "고온에서 부품이 깨지지 않으려면?"이어야 합니다.
사용 환경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추천된 소재는 반품 사유서가 되기 쉽습니다. 아래 4가지만 정리해도 검토 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대표적인 조건별 1차 후보를 정리했습니다. 실제 선택은 등급·가공 방식·수량에 따라 달라지는 1차 필터로 봐주세요.
| 조건 | 1차 후보 | 함께 검토할 것 |
|---|---|---|
| 고온 연속 (200℃~) | PBI, PI(PAI), PEEK | 열팽창, 크리프, 단가 |
| 중온 (100~200℃) | PEEK, PPS, PVDF | 내화학 요구, 결정형 여부 |
| 내유·내약품 | PTFE, PVDF, POM | 접촉 약품 농도·온도 |
| 마모·내마찰 구동부 | POM, PEEK, 유리충전 소재 | 상대 재질, 윤활 유무 |
| 저마찰·비접착·이형 | PTFE, PE(UHMW, S1000) | 압축 크리프, 온도 |
| 정전기 소산(ESD) | ESD 등급 POM·PEEK·PE | 표면저항 목표치, 안정성 |
| 투명·외관 부품 | PMMA, PC | 내충격 vs 내스크래치 |
* 온도 범위는 대표적인 연속사용 기준이며, 등급·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재명도 조건 정리도 어려운 상태라면, 절차는 이렇습니다.
이 절차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첫 단계에서 소재 지식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 필요한 건 부품의 "쓰임"을 아는 것뿐입니다. 소재 검토는 그 다음 단계의 일입니다.
도면·사진과 사용 환경만 보내주시면 조건에 맞는 후보와 가공 방향을 함께 검토합니다. 소재명을 몰라도 괜찮습니다.